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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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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song1s 2024. 11. 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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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물감 흩뿌려진 가을날
호수 위에 잔잔히 비친 노을빛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지만
두 사람 사이엔 깊은 침묵만이 흐른다

나뭇잎은 끊임없이 떨어져
물결 위에 춤을 추고
바람은 쓸쓸히 나뭇가지를 스쳐 지나가지만
그들의 마음은 굳게 닫혀 있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있지만
각자 다른 세상에 갇혀 있는 듯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지만
마음 한구석은 쓸쓸한 그림자에 잠겨 있다

어쩌면 우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나란히 앉아 있지만
마음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벤치 위에 드리운 두 개의 그림자는
서로에게 닿을 수 없는 채
쓸쓸히 저물어가는 가을날을 맞이한다